대만이야기01-대만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
- Nehemiah Tan
- 2019년 5월 8일
- 4분 분량
[필자주] 연재를 시작하면서 어떤 글을 써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맡겨진 주제가 ‘대만’인 만큼 입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입문서 소개로 시작을 했다. 앞으로 나눌 주제에 대해서 아직 고민 중이지만, 필자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좋은 것을 나눠야겠다는 마음과 이러한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대만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
언제부터인가 대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실제로 필자는 최근 들어서 대만에 여행이나 비전트립을 가기 위해 이것저것 물어오는 많은 연락을 받았다. 필자의 국적이 중화민국(대만)이라는 것, 그리고 대만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대만에 대해서 잘 알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대만 여행에 대한 책자들이 많이 나와 있고, 심지어 식도락과 같이 특정 테마를 다루는 책들도 출판되어 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보편적인 관심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대만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독자들의 필요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소개함으로 연재를 시작하고자 한다.
대만 개관 -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
먼저 소개할 책은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최창근 지음, 도서출판 리수, 2013)이다. 저자 최창근은 대만의 명문인 정치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사회과학 전공자의 눈으로 대만을 관찰하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대만 유학 시절에는 《월간중앙》의 통신원을 지내기도 하였다.
이 책은 딱딱한 학술적인 개론서적이 아니다. 저자는 대만 사회와 대만 사람에 대해 본인이 실제로 고민했던 질문들과 독자들이 궁금해 할 내용에 대해서 세심하게 관찰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1부는 특히 대만에 대한 개관인데, “대만, 중화민국, 차이니즈 타이페이” 등 ‘아름다운 섬’을 부르는 호칭이 때때로 다른 것에 대해 역사적인 관점으로 분석했고,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독립된 나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실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서술했다. 그리고 마치 남북관계와 같은 양안관계(兩岸關係, 대만해협 동안인 대만과 서안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개괄적으로 서술했다. 이 내용을 통해서 몇 년 전에 있었던 ‘쯔위사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대만의 문화적인 요소를, 제3부에서는 대만의 정치를, 4부는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그리고 5부에서는 대만 사람의 특징에 대해 서술하였다.
특히 “같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는데 왜 한국은 반일 정서가 강한데 대만은 친일 정서가 강한가?”, “한 번씩 뉴스에 등장하는 대만의 혐한정서는 왜 생겨난 것인가?” 등은 필자의 지인들도 자주 물어보는 질문들이다. 이런 흥미로운 질문들에 대해서 저자는 제4부에서 한국과 대만을 비교하면서 그 질문들에 답을 이끌어낸다.
《대만: 거대한 역사를 품은 작은 행복의 나라》는 단지 개론서적이라기보다 저자 최창근의 고민과 경험이 담겨있기에 대만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한국인이 읽어야 할 입문서로서 추천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대만 여행길에 챙겨가서 읽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대만 역사 - 《대만: 아름다운 섬 슬픈 역사》
교보문고의 세계사 코너에서 필자는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닐 포크너가 쓴 《좌파세계사》라는 책이다. 출판사의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저자는 “역사의 중요한 동력인 기술의 발전, 지배계급 간의 투쟁, 계급 간의 투쟁이 상호작용을 하며 역사는 만들어졌다”라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 책을 보면서 ‘대만의 역사에 있어서 《좌파세계사》와 같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일까?’ 생각을 해보면서 등 뒤 서가의 아시아역사 코너에서 찾은 책이 바로 이 《대만: 아름다운 섬 슬픈 역사》(주완요 저, 신구문화사, 2003)이다. 그러나 《좌파세계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진보좌파의 역사관은 국가와 민중의 주된 역사관으로 자리잡는 것이 쉽지 않지만, 주완요의 주장은 대만의 집권당인 진보세력과 대체적인 국민의식 속에서의 정론이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대만역사서의 고전은 연횡(連橫)의 《대만통사》(臺灣通史, 1920)이다. 이 책은 “처음으로 대만을 독립된 개체로서 다룬 역사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사(通史)로서 대만을 소상하게 다룬 점은 긍정적이지만 내용 중 일부의 진위논란 또한 존재한다. 그리고 내용 또한 방대하기에 비록 국내에 번역된 전자책이 있기는 하지만 대만에 대한 이해를 갖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굳이 일독을 권하지는 않겠다.
《대만: 아름다운 섬 슬픈 역사》는 1997년에 대만의 중앙연구원(총통 직속의 국립연구기관)에서 출판되어 현재 증보와 개정을 걸쳐서 제3판이 나왔다. 그리고 한국어 외에도 일본어와 영어로 번역되었고, 대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만 역사서 중 한 권이다. 원서의 제목이 《臺灣歷史圖說》(대만역사도설)인 만큼 많은 사진 자료들을 곁들여 설명하여 내용이 쉽게 와닿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기존의 중국에서 건너온 한인(漢人)들을 역사의 주체로 서술했던 과거의 역사서와 달리 대만 땅, 그리고 대만의 원주민을 주체로 역사를 서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비록 1945년까지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지만 저자의 서술을 잘 따라가다 보면 이후의 대만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쉬운 것은, 한국어 번역본이 가장 빨리 나온 것이어서 이후 추가, 증보된 두 편과 1945년 이후를 다루는 ‘전쟁 이후’편이 없다는 것이다. 대만 역사책의 수요가 많지 않아서 신구문화사가 증보판을 출판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어를 아는 독자는 원서를 찾아서 보면 되겠지만 영어번역본인 A New Illustrated History of Taiwan (SMC, 2016)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만선교 가이드북 - 《대만을 딛고 중화를 넘어 세계로》
같은 객체를 바라보면서 일반적인 시각과 기독교적인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신앙을 갖는 것은 가치관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가치관이 다르면 과거에 익숙하던 것도 새롭게 다가온다.
기독교 선교의 관점으로 된 책을 한 권 소개하자면, 얼마 전에 본 웹진 <중국을주께로>의 부탁을 받아 소개했던 《대만을 딛고 중화를 넘어 세계로》(주대만한국선교사연합회 편, 도서출판 엘림, 2018)을 꼽을 수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대만의 일반적인 이해와 역사와 외교·정치적 배경에 대하여, 2부에서는 대만의 영적인 배경을 이루고 있는 종교적인 상황에 대하여, 3부는 대만의 기독교 선교 역사와 현재 선교의 다양한 장에 대해서 실무자들의 글들이, 4부는 많은 현장 선교사님들의 간증이 실려 있다. 특히 부록에서는 여러 도표를 수록하여 대만에 대한 통계적인 이해를 돕고 있으며, 선교사주소록이 있어 선교사 지망생들이 선배들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게 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명실상부한 대만선교를 위한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주로 ‘선교사의 관점’으로 대만을 보고 이해한대로 진술한 내용들이라는 것이기에, 이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다른 단점이 소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안에 담긴 경험에서 나온 조언들은 소탈하면서도 진실한 것들이기에 더욱 귀하다.
웹진<<중국을 주께로>> 2019년 01월호, 통권 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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