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캠퍼스 사역과 선교
- Nehemiah Tan
- 2019년 8월 3일
- 5분 분량

들어가는 말
바야흐로 수련회와 단기선교의 계절이 찾아왔다.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대만교회도 여름에 수련회와 단기선교가 집중되어 있다. 한국과 달리 대만의 대학교의 방학은 겨울이 약 40일이지만, 여름은 3개월가량이 되기 때문에 대만에서의 대학들과 청년들의 수련회와 단기선교 등은 겨울보다 여름에 더 집중되어 있다. 이는 시간을 보다 규모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대만의 청년 사역에 대해서, 캠퍼스 사역과 이를 통한 대학생들을 향한 선교적이 도전이 되는 콘퍼런스를 중심으로 나누고자 한다.
복음주의 청년 캠퍼스 사역
대만의 캠퍼스 청년 사역은 복음주의 선교단체들의 사역이 주축을 이루어왔다. 주로 IFES(International Fellowship of Evangelical Students, 국제 복음주의 학생회)의 회원단체인 校園福音團契(Campus Evangelical Fellowship, 이하 CEF)와 學園傳道會(Campus Crusade for Christ, 대학생선교회, 이하 CCC)가 주된 두 개의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순서상으로는 CEF가 1957년에 먼저 설립되었다. 이 단체는 “학생 사역에 관심 있는 각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을 연결하여, 한마음으로 학생 복음 사역에 헌신하고, 교회와 선교단체들과 파트너십을 갖는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 나라의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선교운동을 일으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사역을 하고 있다. 주로 대학 캠퍼스와 중·고등학교에서 청소년 사역으로 진행되고 있는 CEF의 사역은 대만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복음주의 선교단체이다. 대만의 캠퍼스 사역 단체 중에 가장 많은 대학에서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체로 동아리로 등록되어 있다. 이외에 중학생 사역인 Fly Young(飛颺)과 고등학생 사역인 飛躍(비약)은 많은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에 예수님을 만나고 또한 이들이 학교 안에서 다른 그리스도인 친구들과 좋은 교제를 나누는 장을 열어 주는 등 청소년 사역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가 타이베이(臺北)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경험한 CEF 대학생들은 성경과 신학적인 지식이 탄탄하고, 배움에 힘쓰는 자들이며, 지적인 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지식인 집단과 같았다. CEF는 IFES의 한국 회원단체인 IVF(Inter-Varsity Christian Fellowship, 한국기독학생회)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문서출판사역부는 양질의 도서를 번역 출판하고 있다. 또한 대만의 주된 온·오프라인 서점을 갖고 있고, 신학, 신앙, 실천 영역 등 다양한 도서를 통해 대만교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CCC는 1964년에 처음으로 대만에서의 사역을 개척하였다. 국제 CCC와 같이 마태복음 28장 18-20절을 기본으로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따라, 성령의 능력으로,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며, 그리스도인들을 영적 승법(multiplication)번식을 하는 제자로 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전도, 육성, 훈련, 파송”을 그 방법론으로 삼아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사역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전국에 약 26개 대학에서 캠퍼스 사역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교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자가 경험한 CCC는 성경에 대한 믿음, 사랑, 순종이 남달랐고, 복음전도에 대한 열정, 그리고 전도와 선교에 대한 도전과 실천이 강했다. 대만 CCC는 한국의 ‘익스플로(EXPLO) 74’를 경험한 이후 대만에서 지역교회와 함께 협력하여 여러 전도운동을 일으켰고, 지역교회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기도훈련, 전도 훈련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의 CCC보다 가정 사역이 활발한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나누고 일깨우는 생명투자세미나(Life Investment Seminar, LIS)와 한국CCC의 전국 대학생 여름 수련회와 같은 LTI(Leadership Training Institute)가 있다.
캠퍼스 사역 단체의 선교집회 한국교회의 입장에서 봤을 때 대만교회의 선교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천만 교인을 자랑하는 한국교회와 상대적으로 인구가 약 2400만의 대만은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한 그리스도교 인구가 7.91%이고, 개신교 인구는 6.9%이기에 기독교인의 수가 170만 명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기독교인의 인구 비율이 역사와 전통과 관련은 없으나 실제로 선교 사역에 투입되는 인원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지속적으로 세계선교를 감당해오고 있고, 특히 캠퍼스선교를 통해 단기선교의 동력을 얻고 있으며, 이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음주의 선교단체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은 가운데 그중 CCC와 CEF의 전도-선교와 관련된 콘퍼런스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CCC의 LTI이다. 이것은 한국 CCC의 전국 대학생 여름 수련회와 같은 개념의 CCC의 전도 훈련인 LTC(Leadership Training Course)를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수련회이다. 겨울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진행되는 LTC 훈련은 밀도 높은 전도 훈련이다. 이 훈련을 받는 사람들은 왜 전도를 해야 하는지, 전도의 방법, 그리고 반대 질문에 대한 대답 등에 대해서 훈련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이 훈련을 통해서 대학생들은 ‘운동(Movement)’에 대한 개념을 접하게 되고, 어떻게 주님께서 주신 지상명령을 성취하는데 전략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이 훈련은 국내 전도에만 적합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선교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켜 단기선교와 장기선교로의 헌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STINT(Short Term Internship)으로 6개월 또는 1년의 기간 동안 학생 자비량 선교사로 외국에 거주하며 장기선교사를 도와 사역하는 프로그램이 제공되기도 한다.
이어 소개할 것은 2019년 올해로 14회를 맞이하게 된 CEF의 靑年宣道大會(청년선도대회, Youth Mission Conference, ‘선도’는 ‘선교’의 다른 번역. 이하, YMC)이다. CCC의 LTI가 매년 진행하는 수련회인 것과 다르게 CEF의 YMC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3년에 한 번 진행되는 하계 콘퍼런스이며, ‘선교’라는 주제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한 선교단체의 콘퍼런스라고 보기에는 규모가 크고, 대만의 해외선교운동에 많은 영향력을 끼친 콘퍼런스이기 때문에 한국의 선교한국대회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선교적 부담을 일으키고, 복음의 현장을 알게 하며, 복음의 용사를 부르고, 선교적 행동을 일으킨다”라는 취지로 진행되는 YMC는 1979년 ‘눈을 들어 밭을 보라’라는 주제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올해의 주제는 “天國, 已讀, 不回?”였는데 ‘已讀’은 메시지를 ‘이미 읽었다’는 뜻이고 ‘不回’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풀어서 말하자면 “천국에 대해서 이미 읽었는데 답장을 하지 않는가?”였다. 즉 시대, 교회, 개인들이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들었으나 반응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다양한 영역의 주제에 대해서 언급하고, 실제적으로 어떻게 실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 주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하는 것이 이번 콘퍼런스의 취지라고 볼 수 있겠다.

1,800여 명이 참석한 올해의 YMC는 성경강해, 부흥회, 선교 클래스와 워크숍 등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주의 강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성서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팔레스타인 출신 문터 아이작(Munther Isaac) 목사였다. 문터 아이작 목사의 강의를 통해 복잡한 지역관계에 놓여 있는 대만의 상황에도 적절한 적용을 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를 주제로 한 전시회도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이번 YMC가 얼마나 시대와 현실,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YMC의 꽃은 선교박람회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회를 통해 선교의 주제에 대해 일깨움을 얻고 다양한 현장의 소리를 들은 다음, 참가자들은 선교박람회에 참여하여 자신이 실제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게 된다. 신학교, 기독교 방송 매체, 선교단체, 선교 훈련 과정 등 다양한 부스에서 많은 자료를 얻어 선교로 나아가는 길에 필요한 것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단기선교, 그리고 중장기 선교로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먼저 자신에게 적합한 신학교와 과정을 선택해서 신학훈련을 받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 두 선교단체가 일으킨 복음주의 운동은 대만교회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대만교회의 많은 목회자들은 CCC와 CEF 사역자 또는 학생 출신이기도 하다. 이들을 통해서 지역을 위한 복음 사역, 지역교회 초교파 연합기도회, 선교단체와 선교 사역들이 많이 일어났음은 대만교회를 접하다 보면 더 많이 알게 되는 사실이다.
교회의 캠퍼스 사역의 대두 마지막으로, 근래 캠퍼스선교 사역에서 점차 대두되고 있는 다른 한 축을 간략하게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선교학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처음에는 선교단체가 선교를 이끌다가 지역교회와 선교단체가 함께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데 최종적으로는 지역교회가 선교를 이끌어가는 패턴을 보게 된다. 한국교회에서도 지역교회가 캠퍼스로 들어와 캠퍼스선교를 개척하고 진행한 지 오래되었다. 대만교회는 이제 점차 지역교회가 선교에 참여하고 함께 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캠퍼스 사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복음주의 선교단체가 유일한 축이라고 볼 수 있었지만, 이제 대만교회도 중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캠퍼스에 들어와 기존의 자기 교회를 다니는 학생들과 함께 사역자가 전도와 제자화를 통해 캠퍼스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비록 이런 추세를 보이게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가는 말 대만의 캠퍼스 사역을 단지 CCC와 CEF, 두 단체로만 국한하여 설명을 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단체가 복음주의 선교단체의 대학 캠퍼스 사역의 두 축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을 통하여 배출된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지역 사회에서 목회를 통해 그리고 해외선교의 현장에서 주님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대만의 캠퍼스 사역에 있어서 선교단체들이 강점을 발휘하되 균형 잡힌 사역을 감당하고, 지역교회의 캠퍼스 사역의 참여가 보다 활발해져서 점차 고령화가 되어 가는 교회에 젊음의 피가 수혈되기를, 선교단체와 지역교회가 캠퍼스에서 아름다운 협력을 이루어 복음전도와 제자화가 이루어져서 세계선교로 나아가는 발걸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한다.
사진 | 포스터: https://www.cef.tw/program/page.php?id=155 회중 사진: https://www.ct.org.tw/1345091
담느헤미야 | 인창제일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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