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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야기09-대만의 신학교 소개

  • 작성자 사진: Nehemiah Tan
    Nehemiah Tan
  • 2019년 9월 4일
  • 4분 분량

들어가는 말

필자는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이다. 신학대학원에서 만난 동역자 중에는 필자가 대만 국적인 것을 알기에 관심을 두고 대만과 대만교회의 상황에 대해서 질문하기도 하였고, 근래는 대만으로 비전트립을 떠나기 위해 자문해오는 때도 있었다.

이런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대만 기독교의 인구가 많지 않기에 대만기독교의 역사가 짧은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도 있고, 대만에 신학교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하며, 심지어 “대만교회에 신학이 있나?”라는 질문도 이따금 듣게 된다. 근래 중국의 상황이 급변하여 많은 한국선교사들이 비자발적 철수를 하게 되면서 해외의 중국어로 사역할 수 있는 지역을 찾게 되었고, 대만으로 가게 되는 가정도 많아졌다. 그뿐만 아니라 대만의 신학교에도 중화권 선교를 꿈꾸는 한국인선교사와 목회자 지망생이 공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계속 존재해왔고, 대만교회에서 목사안수 받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이번 ‘대만 이야기’에서는 대만의 대표적인 신학교 두 곳을 소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대만의 신학교에 대한 이해를 갖고, 또한 장기적인 사역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대만의 신학교를 고려할 때 도움이 되고자 한다.



중화복음신학원 대만의 대표적인 신학원으로 중화복음신학원(中華福音神學院, China Evangelical Seminary, 이하 ‘화신’)를 꼽을 수 있다. 1965년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세계복음주의연맹)의 Clyde Taylor 박사가 대만선교사 연례수련회에서 연구수준이 높은 신학원을 연합해서 설립할 것을 건의하였고, 이는 진지한 논의와 계획 끝에 14개 복음주의 교회와 선교단체가 연합하여 1970년에 정식으로 중화복음신학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화신의 특징은 그 시작부터 학부과정을 설치하지 않고, 세계화인(華人)신학원 중 최초로 설립 때부터 학사학위 이상을 소지한 사람만을 선발하여 목회학 석사(M.Div.)과정으로 시작한 것이다.

중화복음신학원의 초대원장은 허드슨 테일러의 4세손인 제임스 테일러 3세(James Hudson Taylor III)가 담당하였고, 초대 교무처장은 홍콩의 중국신학연구원(Chin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설립하였고, 초대원장으로 지낸 조나단 차오(趙天恩, Jonathan Chao)가 담당하였다. 특히 조나단 차오는 화신의 교무행정의 골격과 정책을 수립하였다고 평가를 받는다.

중화복음신학원은 특정 교단 배경이 없는 대학원 과정의 초교파 신학원이며, 이만뿐 아니라 해외의 화인교회의 많은 사역자들을 양성하였다. 이 학교 출신들은 대만과 세계 각처의 화인교회에서 교단 배경과 상관없이 사역하고 있는데, 그만큼 화인교회 안에서 교단 신학에 대한 강조가 한국과 같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지점이다. 필자가 대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신학교가 화신이었고, 주위 사람들은 당연히 화신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했을 정도이다.

현재 중화복음신학원은 13인의 전임교수, 20인의 겸임교수가 있으며, 석사과정은 목회학 석사 외에도 성서학 전공 문학 석사(M.A.)과정 등이 있으며, 선교학 박사과정 외에도 신학 석사(Th.M.)과정, 목회학 박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생들에게 주목할 만한 과정이 신설되었는데, 그것은 타문화연구 석사(Master of Arts in Intercultural Studies)과정이다.

타문화연구 석사과정은 3년 과정(70학점)으로 설계가 되었다. 이 과정은 위클리프선교회에서 사역을 했던 선교사 추셴정(邱顯正, Winston H. Chiu) 박사가 화신의 선교학 담당교수로 부임하면서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데, 과정상의 특징은 1학년 때 본교에서 기초 신학와 선교학 과목을 수강하고, 2학년 때는 실제로 해외 선교현장으로 가서 화신과 연계된 여러 선교단체의 베이스에서 타문화 선교에 대한 집중강의를 1주 듣고, 3주간의 현장 실습을 순환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3학년 때는 본교로 돌아와 1년간 신학과 선교학 수업을 들으며, 졸업 논문은 없으나 이를 대신하여 선교현장에서의 경험을 연계한 상세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만교회는 한국교회와 같이 선교 사역을 하기 위해 목사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관념이 강하지 않고, 심지어 교단이나 교회에 따라서 목사안수의 조건이 목회학 석사(M.Div)가 아닌 경우도 있기에, 교단 배경이 매우 중요한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국가별로 상황이 다름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자세일 것이다.




올해 중화복음신학원은 두 가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는 화신이 이번 가을학기부터 타오위안(桃園)공항 근처에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대만의 신학원의 학력은 교육부로부터 인정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04년 입법원(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을 수정하면서 ‘종교연수학원(宗敎硏修學院)’이라는 조문을 도입하여 신학교가 비로소 일정 조건을 갖추면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되었다. 화신도 근래에 정부에 등록이 되어 교육부 인가 학위를 받게 되면서 새로이 ‘중화복음신학연구학원(中華福音硏究學院, ‘연구학원’은 한국의 ‘대학원대학교’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으로 등록이 되었으며, 7천여 평의 새로운 캠퍼스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둘째는 화신의 새로운 원장으로 초대원장인 제임스 테일러의 아들이자 허드슨 테일러의 5세손인 제이미 테일러(James Hudson Taylor IV)를 선출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2020년 8월에 부임할 예정이며, 화신의 선교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은 올해 선교학 겸임교수로 한인 선교학자인 노성천 박사가 임용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대만선교사로 봉직하다가 미국에서 선교학으로 철학박사를 받은 학자이기에 한인 학생들에게 대만생활과 학업에 적절한 지도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성광신학원 타이베이(臺北)에 중화복음신학원이 있다면, 가오슝(高雄)에서는 성광신학원(聖光神學院, Holy Light Theological Seminary, 이하 ‘성광’)이 있다. 성광신학원은 성결운동의 영향을 받은 웨슬리신학 배경의 미국의 자유감리교회(The Free Methodist Church)가 1910년에 중국 허난성(河南省) 개봉에서 설립한 개봉성서학원(開封聖書學院)의 기원을 둔다. 개봉성서학원은 이후 자리를 옮겨 서북성경학원(西北聖經學院)으로 개명하였고, 1949년 중국이 공산화하면서 국민당 정부를 따라 대만으로 철수하였다. 1954년 基督教中華循理會(Free Methodist Church in Taiwan)가 설립된 이후 1955년 성광성경학원(聖光聖經學院)이 세워졌는데, 이것이 현재의 성광신학원의 역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성광신학원의 대만에서의 첫 원장은 허드슨 테일러의 손자인 제임스 테일러 2세(James H. Taylor II)였다. 그리고 그를 이은 2대 원장은 그의 아들인 제임스 테일러 3세이고, 그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후에 중화복음신학원의 초대원장이 되었다.

가오슝에서의 재건 후 64년의 역사를 지닌 성광신학원은 현재 전임교수 12인과 겸임교수 8인이 봉직하고 있으며, 석사학위 과정으로는 목회학 석사, 문학 석사(성서학)와 기독교연구 석사과정과 최근에 시작된 신학 석사과정(Th.M., 신약학, 조직신학, 교회사 전공)이 있으며, 박사과정으로는 목회학 박사가 있다. 이전에는 신학사 과정을 운영하였지만 2001년에 이를 폐지하였기에 석사과정과 박사과정만 운영하고 있다.




성광신학원은 웨슬리신학의 배경이기에 한국의 감리교, 성결교 배경의 지망생들에게 적합한 신학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직신학 교수인 이승곤 박사는 한국인으로 싱가포르트리니티신학원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한 조직신학자이다. 오랜 시간 화인 신학교육에 힘써 온 교수이며,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생활과 학업의 측면에서 잘 지도하고 섬겨주고 있다.

웨슬리신학의 정체성은 학교 과정뿐만이 아니라 학교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웨슬리연구센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근래 한국감리교회 신학자와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특강과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 성광신학원은 한국의 서울신학대학과 성결대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성광신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생활적인 측면이다. 수도인 타이베이 보다 인구밀도가 적고, 생활에 필요한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근래 많은 한국인 선교사가정이 대만으로 재배치되면서 가오슝으로 가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나가는 말 이번 호에서는 대만의 복음주의권의 대표적인 신학원 두 곳을 선정하여 소개하였다. 물론 이를 제외하고 대만기독장로교회(The Presbyterian Church in Taiwan) 배경인 대만(臺灣)신학원, 대남(臺南)신학원, 원주민을 중심으로 한 옥산(玉山)신학원이 있으나 이는 이후에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을 기대해본다. 이 외에도 웨슬리신학 배경인 타이중(臺中)의 중대신학원(中臺神學院, Central Taiwan Theological Seminary), 웨슬리신학연구원, 개혁주의 배경인 개혁종신학원(改革宗神學院, China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오순절계통인 영양신학원(Ling Leung Pastoral and Ministry Theological Seminary)과 타이베이순복음영산신학원 등이 있으나, 본 글에서는 보다 보편적인 복음주의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한인 학생이 공부하기보다 적합한 신학원 두 곳을 선정하였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라며, 중화권 선교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대만의 신학교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

※ 성광신학원 파일은 성광신학원 홈페이지에서, 중화복음신학원 파일은 중화복음신학원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음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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